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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만에 한 생명을 살렸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생명의 모자를~

필자는 5시간의 힘든 사투 끝에 한 생명을 살렸 냈다. 그리고 다시 5시간만에 소중한 생명을 한명 더 살려내어 2사람의 생명의 은인이 된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생명을 살려냈다는 이야기인지 의아해 하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늘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는 필자가 우연찮게 지하철로 출퇴근을 할 일이 있었는데,
지하철 4호선 사당역에서  " 5=1 " 이라는 포스터를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편에 조그마한 실뭉치들과 그 실뭉치로 뜬 모자들. 그리고 연신
"도와주세요~ 힘을 보태주세요~" 라고 도움을 요청하는 언니 2명.

자세히 보니 무슨 자선단체에서 나온 분들인 것 같았다. 연말이 되면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인데,
연초부터 저렇게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고 뒤를 돌아서다가 문뜩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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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참 나만을 위해 살아온 사람이구나.. 나도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이다. (돈으로 기부를 하는 것은 많이 해보았지만, 실제로 내가 나서서 고생하며 자원봉사를 했던 경험은 거의 없었으니까)


발길을 옮겨 자원봉사자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떤 단체이고, 무슨 취지의 일들을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지와 5시간이라는 힘든 사투를 벌이는 방법에 대해 전해 들었다.

이 단체는 "세이브더칠드런" 이라는 자선단체로 주로 어린이와 관련된 자선사업을 하는 세계적인 글로벌 자선 단체라고 하였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두 아이의 아빠로 지금까지 아이들에게자랑스러웠다고 자부할 만한 일이 없었던 나로써는 나의 자원 봉사 활동으로 소중한 생명들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이면서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이 힘든 사투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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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분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는
순간 헤머로 머리를 두들겨 맞은 것 같은 충격에서 헤어나올수가
없었다.

실뭉치와 털모자를 봤을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ㅋㅋ 

세이브더칠드런의 이번 행사는 "털모자" 를 직접 떠서 낮과 밤의
일교차가 극심한 나라의 어린이에게 보내주는 행사인 것이었다.

하지만 후회는 너무 늦었다.
아니 좋은 일을 하는데 후회라는 표현을 쓰면 안되지만 말이다.
실 뜨개질을 하는 30대 중반의 남자를 상상해 보라..

상식적로는 상상이 안되는 상당히 파격적인 일이니까...  (@.@)


이런 저런 설명을 듣고 난 후 뒤를 돌아서는 내 손에는 작은 쇼핑백 하나가 손에 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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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으로부터 받아온 쇼핑백 ㅠ,ㅠ 사투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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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책자와 생명의 모자를 만들 수 있는 킷트가 들어 있는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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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 저 두개의 실로 5시간씩 10시간만에 두 생명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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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친절한 메뉴얼씨. ㅠ.ㅠ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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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0분만에 한 코를 뜨다 ㅠ.ㅠ]


사실 필자같이 남자라면 평생 뜨개질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을 것이다. 여자분들도 젋은 분들은
뜨개질을 할 줄 아는 분이 별로 없을 정도이니 오죽 하랴..

뜨개질을 하는 30대 중반.. 상상해 보라.. 얼마나 웃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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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아이들이 웃겨 죽겠다고 난리다..

"아빠~~ 여자같아~ 이상해~~~" 라며...

하지만, 나는 침작하게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이렇게 뜨개질을 해서 만든 모자로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일교차가 큰 나라들의 어린이들은 이런 모자가 없어서 목숨을 잃는
어린이들이 많다고..

그제서야 아이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이 되어 한코 한코 뜨개질을 해가는
아빠의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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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얼을 봐도 이해가 안가서 동영상 강의를 보며 한코 한코 떠가기 시작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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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 시작 2시간째.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한다. ㅠ,ㅠ]


장난이 아니다. 어깨가 빠질 것 같고, 손목이 부러질것 같다. 손가락이 부르트기 시작했고, 눈이 가물 가물 하다.

여자들은 어떻게 이런걸 그렇게 잘하지? 하는 생각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생각들을 하며 뜨개질을 계속했다.

어릴적 어머니가 조끼를 떠서 주기도 하셨고, 코트를 떠서 주시기도 했는데, 정말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셨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나는 이렇게 조그마한 모자 하나를 뜨는데도 이렇게 불평이 심한데
어머니는 얼마나 우리들을 사랑하셨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내가 어머니에게 받았던 내리사랑을 나의 아이들에게 뿐만 아니라,
얼굴은 잘 알지 못하지만 생명의 은인이 될 아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담은 모자를 선물해준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이기도 했다.

사실, 중간에 2번정도 실을 전부 풀어야 하는 불상사가 생겼을때는 정말 다 때려치고 싶은 생각까지
들 정도로 절망적이었던 때도 있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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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추 모자 모습과 비슷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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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마무리 중. @.@]


5시간이라고 하지만, 사실 한 10시간은 걸린 것 같다. 날짜로는 4일이나 뜨개질을 했으니까..
출퇴근 시간에는 말할 것도 없고 (여자라면 지하철에서 뜨개질을 하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들이 지하철에서 뜨개질을 하는 모습을 보면 참 여성스럽다~ 하는 생각이 드니까. 하지만, 남자가
지하철에서 뜨개질을 한다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굉장히 따가운 시선을 느껴야 할 것이다. ㅋㅋ)
직장에서는 눈치가 많이 보여서 점심 시간에 쪼금~ 퇴근 시간 이후에 많이~~ 뜨개질을 계속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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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완성!!!!! ]


태어나서 처음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만들어 본 털모자!  

그냥 털 모자가 아닌, 소중한 생명을 살려 줄, 바로 그 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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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이 더 이쁜거 가트다 @.@]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5시간씩 2개... 10시간의 사투를 계속하는 동안 희망적인 생각도, 회의적인 생각도,
어머니에 대한 생각도, 아버지에 대한 생각도, 과거에 대한 생각도, 미래에 대한 생각도 할 수 있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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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봉투에 두 생명을 살릴 소중한 털모자가 담겨 있다. 이제 택배로 보내면 내 임무는 모두 끝.

단순하게 돈을 기부해도 좋은 일이겠지만, 이렇게 직접 자원봉사 (필드에 나가지 않더라도 자원봉사라 생각된다)
를 해 본다면 몸과 마음이 모두 행복해지는 뜻 깊은 시간을 갖을 수 있을 것이다.